중앙일보 | 소외된 이웃 사연 영상으로 제작해 기부 이끄는 메신저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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’리듬오브호프’ 는 ’도움을 받는 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기부 문화를 만들고 싶다“고 말했다. [신인섭 기자]

‘우리는 가장 절박한 누군가를 위해 간절한 희망을 제작하고 있습니다.’ 

지난 15일 만난 비정부기구(NGO) ‘리듬오브호프’가 건넨 소개지 속 이들의 첫 인사말이다. 리듬오브호프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직접 찾아 이들의 사연을 영상 콘텐트로 만드는 구호단체다. 이 영상 콘텐트는 각종 온라인 모금 플랫폼을 통해 어려운 이들과 세상을 이어주는 메신저가 된다. 

리듬오브호프는 “그저 좋은 일 하자고 모인 평범한 대학생들의 모임이었는데 어느덧 돌아보니 2014년부터 지금까지 총 150여 가정에 7억원 상당을 기부했더라”고 말했다.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. 영상 촬영, 편집, 디자인, 작곡 등 재주를 가진 대학생들이 “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세상과 이어주자”고 해 만든 교내 동아리가 시작이었다. 사회복지기관이 사례자를 소개해주면, 리듬오브호프는 사전 취재 후 5명 정도로 촬영팀을 구성해 이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다. 이후 SNS 온라인 모금함을 통해 공개하고, 모인 기부금은 전액 소외 이웃에게 전달한다. 보통 한 번에 약 400만~700만원 정도 모금된다. 

리듬오브호프는 “사회에 어떤 이로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던 시기 이롭게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에 함께했다”고 말했다. 하지만 현장에 가본 사람들은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고 한다. 리듬오브호프는 “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기쁠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. 사연을 공개해 한 번 도와주는 것으로 끝내니 마음의 짐이 계속 늘어 갔다”고 말했다. 

리듬오브호프는 학내 동아리의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지난 8월 비정부기구로 등록했다. 현재는 총 80여 명이 소속돼 사례 발굴, 모금 행정 처리, 영상 촬영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. 

리듬오브호프가 소외 가정을 촬영하는 시간은 2시간 남짓. 이를 바탕으로 2분 분량의 영상을 만든다. 이 때문에 고민이 깊다. “이들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빼고 무엇을 담아야 할지, 그 과정에서 이들의 인권은 어떻게 보호할지 매번 딜레마에 빠진다”며 “매 촬영 시 ‘모자이크를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모금이 잘 안 된다’고 안내하는데, 당장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폭력적이다”고 말했다. 리듬오브호프는 활동의 확산과 함께 기부 문화 자체를 바꾸는 데 이유가 있다. “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소외 이웃의 사연을 충실히 담을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”며 “선의의 기부가 폭력이 되지 않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겠다”고 말한다. 

노진호 기자 yesno@joongang.co.kr